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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영이 자필 편지로 결혼 소식을 전한 배경에 7년 간의 인연이 담겨 있었다. 2018년 창작집단 '바치' 동료로 만난 정평은 2022년 문근영 연출 단편영화 '현재진행형'의 실제 모델이자 주인공이었다.

문근영이 자필 편지 한 장으로 결혼 소식을 전했을 때, 화려한 웨딩 화보나 영상 없이 담백한 문장만 담긴 방식이 주목받았다. "늘 혼자 걷던 길을 함께 걷고 싶은 사람을 만났다"는 그 문장 뒤에는 예상보다 긴 시간이 쌓여 있었다.

상대는 배우 정평이다. 2007년 뮤지컬로 데뷔해 무대를 19년 가까이 지켜온 배우로, 맘마미아와 태양의 노래, 라디오스타, 아이다 등에 섰다. 화려하게 알려진 얼굴은 아니지만 연극과 뮤지컬 무대를 오래 지킨 사람이다.

두 사람은 2018년 문근영이 이끈 창작집단 '바치'에서 처음 교차했다. 배우들이 자기 이야기를 직접 창작하고 연기로 표현하는 공동체였다. 안승균, 홍사빈 등도 함께한 이곳에서 동료로 시작한 관계는 연인으로 이어졌다.

창작집단 바치 활동 모습

겹치는 흔적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2019년 tvN 드라마 '유령을 잡아라'에서 문근영은 지하철경찰대 신참 형사로, 정평은 노숙자 김철진 역으로 함께 출연했다. 같은 화면 안에 있었지만, 이 역할들은 각자의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정도로 지나갔다.

진짜 특별한 연결고리는 2022년에 생겼다. 문근영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단편영화 '현재진행형'의 주인공이 정평이었다. 이 작품은 정평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였다고 전해진다.

문근영 감독 데뷔작 현재진행형

무대 조명 아래 갇힌 배우의 숙명을 그린 내용이었다. 동료의 삶을, 그것도 배우로서 가장 내밀한 경험을 각본으로 옮기려면 상당한 신뢰가 필요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된 이 작품은 두 사람의 관계가 어느 정도 깊이에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지점이다.

문근영 정평 결혼식 대신 가족 식사

결혼식은 따로 올리지 않았다. 가족과 친지가 모인 식사 자리로 대신했으며, 소속사를 통해 조용게 알렸다. 1980년생 정평과 1987년생 문근영은 일곱 살 차이를 뒤로하고 서로의 시간을 맞춰왔다.

문근영은 가을동화의 국민 여동생을 시작으로 장화 홍련, 어린 신부, 신윤복 역까지 연기대상을 거머쥔 배우다. 2024년에는 투병 끝에 완치 소식을 전했고, 2022년 감독 데뷔로 연출자로서의 서사도 열었다. 늘 자기 이야기를 스스로 써온 사람이 결혼 역시 자기 방식대로 조용히 알린 셈이다.

문근영 연기 활동

자필 편지의 마지막 문장은 응원에 대한 답이었다. "응원해주시는 만큼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7년 전 창작집단의 동료에서 시작해 한 사람의 삶을 영화로 쓰고, 이제는 같은 길을 걷게 된 두 사람의 다음 장면이 어떻게 펼쳐질지 주목된다.